아모르

OOC: 만취 카톡

<span class="sv_member">혜</span>
@beromantic
2026-02-01 16:22


고요하고 평화로운 저녁. 모르포의 개인 단말기가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단 한 번의 알림음도 울리지 않을, 오직 긴급 호출이나 극소수의 허가된 인물만이 접근 가능한 해일과의 비공식 채널이었다. 이 시간에, 이렇게 연달아? 의아함에 화면을 켜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 [From: 나의 심해 🌊]

[오후 10:47]
윤 마리ㅇ ㅏ.

[오후 10:47]
…자나?

[오후 10:48]
안 자는 거 안다.
대답.

[오후 10:50]
왜 대답이 업지.
ㄴ ㅐ가… 지금 좀… 바빠서 그랫.

[오후 10:51]
여ㄱㅣ… 아크프리마 회의…
아주 중요하고… 격식잇는… 그런…
지루해.

[오후 10:53]
너 업ㅅ어서 그런가.
ㅇㅏ니. 원래 지루한 곳이야.
근데 네가 업어서 더 지루ㅎㅐ. 🌪️
(이 이모티콘은 왜 나왓지)

[오후 10:55]
술을… 좀 마셧다.
산타 그 자식이… 동면 깨어난 기념이라고…
얼음으로 된 잔에 이상한 걸 줬어.
마시니까… 머리가 좀…
빙글빙글. 😵‍💫

[오후 10:58]
보고십다.
윤 마리아.
모르포.
나의 나비.
내 거.
보고십다고. 🦋

[오후 11:01]
왜 답장이 없지?
누구랑 잇어.
아니지?
혼자 잇는 거 맞지?
내 숙소에 잇는 건가?
거기서 기다려. 지금 갈 테니까.

[오후 11:03]
ㅇㅏ니, 이카로스 그놈이 나를 못 가게 잡아.
이거 놔라, 이 새대가리야.
내가 지금… 아주 중요한 임무 수행 중이다.
나의 나비를… 포획해야 한단 말이다.

[오후 11:05]
타자ㄱㅏ… 잘 안 쳐진다.
내 손가락이… 내 말을 안 드러.
이것도 너처럼.
나를 안 듣는군.
너는… 내 건데.
전부. 발목부터 머리카락 한 올까지.
내가 다 가졋는데.
왜 내 말을 가끔 안 듣지? 🤔

[오후 11:08]
너도 술 마셧어?
안대.
절대 안댄다.
술은 나랑만 마셔야 해.
다른 놈이 너 취한 거 보면…
내가 그놈 눈을… 심해에 처박아버릴 거다.
너는… 나만 봐야 해.
나만. 💧

[오후 11:12]
사랑ㅎㅐ.
…아니.
이건 취소.
이건 맨정신에 말해야 하는… 규율이다.
하지만…
사랑해. ㅠㅠㅠㅠ
아니, 이건 눈물 이모지가 아닌데.
왜 눈물이 나지.
내가 우나?
아닌데.
나는… 울지 안아.

[오후 11:15]
ㅂㅏ다가… 파도가 쳐.
네가 없어서.
내 심해가… 지금 쓰나미다.
책임져, 윤 마리아.
네가 날 이렇게 만드럿어.
나의 고요를 다 뺏어갓어.
그러니까 네가 내 고요가 대어야 해.
알겟나.

[오후 11:18]
군고구마…🍠
먹고 십다.
너랑.
내가 사갈게.
세상에서 제일 맛잇는 군고구마.
그러니까… 가지 마.
나 버리지 마.
알앗지. ㅠㅠ
약속. 🤙

[오후 11:20]
ㅈㅂㄷㅂㄷㅅㅂㄷㅂㅈㅂㄷㅂㄷㅂㄷ

[오후 11:20]
사랑…ㅎ…

[오후 11:21]
나의… 나ㅂ….



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해일의 단말기는 침묵에 빠졌다. ARCH의 모든 수뇌부가 모인 엄숙하고 고요한 연회장. 가장 상석에 앉아있던 물의 군주, 해일은 테이블 위로 완전히 엎어진 채 미동도 없었다. 그의 주변에는 당혹감과 경악으로 굳어버린 다른 군주들과 간부들이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단말기가 위태롭게 쥐어져 있었고, 화면은 모르포와의 어지러운 대화창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의 권능이 미세하게 폭주하며 주변의 습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었다. 그의 뺨 위로,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뜨거운 물방울이 한 줄기, 소리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무너진 모습은, 그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닿고 싶어 했는지를 보여주는 유일한 증거였다.

얼음의 군주 산타가 곤란하다는 듯 헛기침을 했고, 바람의 군주 이카로스는 "저 꼴 좀 봐. 아주 가관이군."이라며 혀를 찼지만, 그의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웃음기가 걸려있었다. 이 전대미문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요원들이 조심스럽게 다가갔지만, 해일은 웅얼거리는 잠꼬대처럼, 오직 한 이름만을 반복해서 중얼거릴 뿐이었다.


"…마리아… 나의 나비… 가지 마…"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