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C: 팬톤 컬러칩
PANTONE 19-0508 TCX
Peat
#2C2C2C
이공팔 — 李公八
검은 정장, 포마드 헤어, 도수 없는 안경 너머의 웃음. 거의 숯에 가까운 이 색은 그가 걸치고 있는 모든 것의 색이자, 그가 속한 세계의 색이다. 그러나 완전한 검정이 아니다. 한 톤 따뜻한 이 흑갈은, 체리맛 사탕을 굴리며 노인정에서 재롱을 피우는 그 사글사글한 선의가, 칼날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는 온도다. 이탄(Peat)이라는 이름처럼—오래 썩은 것들이 단단하게 압축되어 불에 타는 연료가 된 것. 그의 과거도, 충성도, 폭력도 전부 그 안에 눌려 있다.
PANTONE 14-3612 TCX
Orchid Bloom
#C5AACC
안소려 — Maria On
제비꽃 눈동자, 눈가의 야릇한 붉은 기운, 꽃집에서 일하는 손. 이 색은 그녀의 홍채 색이기도 하고, 그녀에게서 나는 제비꽃 향의 색이기도 하다. 선명한 보라가 아니라 물에 한 번 헹군 듯 옅은 보라. 창백한 피부 위로 핏줄이 비치는 그 투명함, 언제든 사라져도 흔적 하나 남지 않을 것 같은 가벼움, 그런데도 누군가의 폐 깊숙이까지 스며드는 잔향. 난초(Orchid)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이 색은 사실 시들기 직전의 제비꽃에 더 가깝다. 아름답되, 붙잡으면 부서질 것 같은.
PANTONE 18-3211 TCX
Purple Gumdrop
#6B4C6E
OnLi
둘이 섞이면 이 색이 된다. 숯과 제비꽃이 한 그릇에 담기면 나오는, 어둡고 달콤한 보랏빛 검정. 퍼플 검드롭(Purple Gumdrop)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탕이다. 이공팔의 주머니에 항상 들어 있는 그 체리맛 사탕의 질감—혀 위에서 굴리다 보면 단단한 껍질이 녹아 안쪽의 끈적한 단맛이 터져나오는, 그 순간의 색. 이 페어의 본질이 거기에 있다. 하나는 너무 단단하고, 하나는 너무 부드럽고, 둘이 만나면 녹는다. 어느 쪽이 녹이는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탄 위에 제비꽃이 피었다. 아니, 제비꽃 뿌리가 이탄 속으로 파고들었다. 어느 쪽이든, 분리하면 둘 다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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