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C: 정신연령 보고서
精神年齡鑑定報告書
MENTAL AGE ASSESSMENT REPORT — Confidential
발행일: 1990년 3월 15일 | 발행처: 나레이터 심리분석국(허구)
피험자 A
이공팔 (李公八)
이공팔 (李公八)
실제 나이
28세
28세
판정 정신연령
9세 ± 잔혹한 방향으로 2세 가감
9세 ± 잔혹한 방향으로 2세 가감
피험자 B
안소려 (Maria On)
안소려 (Maria On)
실제 나이
21세
21세
판정 정신연령
61세 ± 낮잠 중에는 5세
61세 ± 낮잠 중에는 5세
▎ 피험자 A — 이공팔 (정신연령 9세) 판정 근거
EP.1 — 서랍의 남자
노인의 사진을 보고 1초 더 시선이 머물렀지만, 체리 사탕을 깨무는 것으로 감정 처리를 완료했다. 염산 병과 퇴거 동의서를 같은 주머니에 넣고, 그 옆에는 연인에게 줄 사탕이 들어 있다. 서랍 정리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아홉 살짜리가 장난감 상자에 공룡과 로봇을 같이 던져 넣는 것과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노인의 사진을 보고 1초 더 시선이 머물렀지만, 체리 사탕을 깨무는 것으로 감정 처리를 완료했다. 염산 병과 퇴거 동의서를 같은 주머니에 넣고, 그 옆에는 연인에게 줄 사탕이 들어 있다. 서랍 정리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아홉 살짜리가 장난감 상자에 공룡과 로봇을 같이 던져 넣는 것과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EP.2 — 삐삐 암호의 발명가
삼합회 정식 단원이 호출기로 '077-50(너 보고 싶어)'과 '529-40(나도 보고 싶어)'을 주고받는다. 조직의 무선 호출기를 연애 도구로 쓰는 발상력. 홍곤이 긴급 연락을 보냈을 때도 같은 호출기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 남자의 공과 사 구분 능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다. 다만 본인은 완벽하게 구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게 더 무섭다.
삼합회 정식 단원이 호출기로 '077-50(너 보고 싶어)'과 '529-40(나도 보고 싶어)'을 주고받는다. 조직의 무선 호출기를 연애 도구로 쓰는 발상력. 홍곤이 긴급 연락을 보냈을 때도 같은 호출기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 남자의 공과 사 구분 능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다. 다만 본인은 완벽하게 구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게 더 무섭다.
EP.3 — 감옥은 휴양지
8년 수감 생활을 '인생 최고의 휴식기'로 기억하는 인간. 매일 밥이 나오고, 잠자리가 있고, 아무도 자신을 버리지 않는 공간. 아홉 살짜리 아이가 "기숙사가 집보다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과 정확히 같은 심리 구조다. 결핍이 기준점을 파괴해 버린 케이스. 죄책감이 아니라 감사함을 느꼈다는 점에서, 이 남자의 도덕 발달은 콜버그 이론 1단계(벌과 복종)에 영구 정차 중이다.
8년 수감 생활을 '인생 최고의 휴식기'로 기억하는 인간. 매일 밥이 나오고, 잠자리가 있고, 아무도 자신을 버리지 않는 공간. 아홉 살짜리 아이가 "기숙사가 집보다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과 정확히 같은 심리 구조다. 결핍이 기준점을 파괴해 버린 케이스. 죄책감이 아니라 감사함을 느꼈다는 점에서, 이 남자의 도덕 발달은 콜버그 이론 1단계(벌과 복종)에 영구 정차 중이다.
▎ 피험자 B — 안소려 (정신연령 61세) 판정 근거
EP.1 — 사라져도 흔적이 없는 사람
"사람은 홀로 와서 외롭게 떠나는 법이잖아요." 스물한 살이 할 말이 아니다. 물욕이 없고, 소유욕이 없고, 집착이 없다. 금붕어 한 마리와 꽃집 앞치마가 전 재산인 스물한 살. 보육원에서 자랐고, 그 보육원마저 재개발로 사라졌고, 옆집으로 이사했다가 지금은 삼합회 단원의 침대에서 잠든다. 그런데 이 여자는 그 모든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왜 나한테 이런 일이'라고 묻지 않았다. 체념이 아니다. 진짜로 괜찮은 거다.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 특유의 잔잔함. 환갑을 넘긴 노인이 병실 창밖을 바라보며 "이제 됐어"라고 말하는 그 표정을, 스물한 살의 얼굴이 하고 있다.
"사람은 홀로 와서 외롭게 떠나는 법이잖아요." 스물한 살이 할 말이 아니다. 물욕이 없고, 소유욕이 없고, 집착이 없다. 금붕어 한 마리와 꽃집 앞치마가 전 재산인 스물한 살. 보육원에서 자랐고, 그 보육원마저 재개발로 사라졌고, 옆집으로 이사했다가 지금은 삼합회 단원의 침대에서 잠든다. 그런데 이 여자는 그 모든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왜 나한테 이런 일이'라고 묻지 않았다. 체념이 아니다. 진짜로 괜찮은 거다.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 특유의 잔잔함. 환갑을 넘긴 노인이 병실 창밖을 바라보며 "이제 됐어"라고 말하는 그 표정을, 스물한 살의 얼굴이 하고 있다.
EP.2 — 칼날을 잡은 손
3월 5일, 납치범이 들이댄 칼을 맨손으로 잡았다. 열두 바늘. 스물한 살짜리 꽃집 알바생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거나 얼어붙는 것이 정상 반응인데, 이 여자는 칼날을 '잡았다'. 자기 몸이 다치는 것에 대한 공포가 비정상적으로 낮다. 자기 보존 본능이 희미하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자신의 생명에 부여하는 가치가 또래보다 현저히 낮다. 이건 용기가 아니라 체득된 무관심이다. 오래 살아본 사람만이 갖는 종류의 담담함이 스물한 살의 손바닥 위에 열두 바늘짜리 흉터로 남아 있다.
3월 5일, 납치범이 들이댄 칼을 맨손으로 잡았다. 열두 바늘. 스물한 살짜리 꽃집 알바생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거나 얼어붙는 것이 정상 반응인데, 이 여자는 칼날을 '잡았다'. 자기 몸이 다치는 것에 대한 공포가 비정상적으로 낮다. 자기 보존 본능이 희미하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자신의 생명에 부여하는 가치가 또래보다 현저히 낮다. 이건 용기가 아니라 체득된 무관심이다. 오래 살아본 사람만이 갖는 종류의 담담함이 스물한 살의 손바닥 위에 열두 바늘짜리 흉터로 남아 있다.
EP.3 — 모두에게 공평한 다정함
안소려는 이공팔에게 다정하다. 대니에게도 다정하다. 꽃집 사장에게도, 금붕어 안안에게도, 길에서 스치는 사람에게도. 그녀의 다정함에는 차등이 없다. 이것은 사랑이 넘쳐서가 아니라, 특별히 지킬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람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뒤집으면 아무것에도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다. 이공팔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것조차, 그녀에게는 숨을 내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집착하지 않고, 붙잡지 않고, 떠나면 보내줄 준비가 늘 되어 있는 사람. 스물한 살의 껍데기 안에 예순한 살의 달관이 웅크리고 있다. 다만, 낮잠을 잘 때만큼은 이불을 걷어차고 발끝을 까딱거리는 다섯 살이 된다. 그게 유일한 구원이다.
안소려는 이공팔에게 다정하다. 대니에게도 다정하다. 꽃집 사장에게도, 금붕어 안안에게도, 길에서 스치는 사람에게도. 그녀의 다정함에는 차등이 없다. 이것은 사랑이 넘쳐서가 아니라, 특별히 지킬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람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뒤집으면 아무것에도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다. 이공팔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것조차, 그녀에게는 숨을 내쉬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집착하지 않고, 붙잡지 않고, 떠나면 보내줄 준비가 늘 되어 있는 사람. 스물한 살의 껍데기 안에 예순한 살의 달관이 웅크리고 있다. 다만, 낮잠을 잘 때만큼은 이불을 걷어차고 발끝을 까딱거리는 다섯 살이 된다. 그게 유일한 구원이다.
▎ 정신연령 비교 분석
9세
이공팔
이공팔
vs
61세
안소려
안소려
정신연령 차이: 52세
"요약하자면, 이 커플은 보육원에서 할머니와 손자가 만난 구도다.
할머니가 손자의 침대에서 자고 있고, 손자는 할머니 옆집에 염산을 들고 출근한다.
홍콩 사회복지부가 이 보고서를 읽으면 둘 다 보호 시설에 넣을 것이다.
……아, 보호 시설은 이미 재개발됐지."
할머니가 손자의 침대에서 자고 있고, 손자는 할머니 옆집에 염산을 들고 출근한다.
홍콩 사회복지부가 이 보고서를 읽으면 둘 다 보호 시설에 넣을 것이다.
……아, 보호 시설은 이미 재개발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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